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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황무지에 길이 없을 때


글쓴이: 김양규

등록일: 2017-12-19 10:29
조회수: 210 / 추천수: 42
 
황무지에 길이 없을 때
내가 가는 길이 곧 길이요, 내가 하는 일이 역사가 된다.
어디선가 본 시이다.
작자도 모르겠지만 싯귀만큼은 분명히 서려있다.
평소 내가 좋아하는 말이기 때문에 가슴에 적확히 꽂혀들었다.

성경과 한의학을 접목시키려는 일,
그 일도 길이 없는 황무지였다.
황무지에 길을 내어가며 갔다.
더러는 웃는 사람도 있었고 손가락질하는 사람도 있었다.
무엇보다 내자신이 힘이 딸려 헉헉거리며 쩔쩔매기도 했었다.

처음 고신대에서 강의를 시작했을 때
뭘 어떻게 해얄지 몰라 쩔쩔맸다.
처음 6개월이라도 할랑가 했었지만 나중에 하고보니 무려 12년을 했더라.

하지만 내 강의를 들은 학생들 중에 나중에 극동방송의 피디가 된 사람이 있었고,
그가 방송을 하면서 내생각이 나서 연락한 것이 극동방송과의 끄나풀이 될 줄이야..
그때부터 시작된 극동방송과의 연줄은 십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질기게도 이어지고 있다.
영도 고신대의 한켠 구석, 일우에서
혼자 고고이 외쳤던 성경과 한의학의 접목,  성격적 견지에서 본 한의학..
누구 하나 귀기울여 듣는 이 없었던 허공중에 산산이 부숴졌던 언어들이건만
훗날 그것이 이리저리 방송을 타고 지금껏 전국을 헤매고 있게될 줄 그때 어찌 알았으랴. 놀라운 하나님의 섭리라고밖에는..

강의료..
한달에 25만원 받았다.
일주일에 한번, 한번 가면 오후시간 내내 잡아먹는, 오후진료는 깡그리 못하는..
산수를 해보면 답이 안나오는 강의료였지만,
강의를 안나가고 환자만 본다면 훨씬 더 수입이 있었겠지만
그런 산수를 마다하고 강의를 했다.
하나님의 부르심, 인도하심이라 믿고 묵묵히..
만약 그때 산수를 했더라면 그이후가 일체 없었으리라.

성경적 한의학이라는 황무지를 혼자 다듬어왔다.
라디오방송을 타다보니 신문에서도 칼럼을 맡게됐고,
그러다보니 또 케이블 티비에서도 섭외가 왔다.
고정칼럼을 주겠다고.

한의학적 주제를 한번에 30분씩, 의학적,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성경과 연결해서 영적인 처방을 내는 것으로 결론짓는 일이 어디 만만했으랴.
처음엔 한 몇달 하다말지 생각했다.
그러나 항상 내쪽에서 먼저 끊지는 않았다.
하고싶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벌써 6년이 흘렀고,
방송사에선 사장도 몇번이나 바뀌고 국장, 팀장,담당피디, 촬영감독들까지 몇번이나 다 바뀌었다.
하지만 객인 나만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해가 바뀌면 또다시 다른 폼으로 계속하자고 며칠전 연락이 왔다.
앞으로 얼마나 할지 모르지만 주님 허락하시는 그날까지 하련다.
이 모든 일들이 다 길없는 황무지에 길을 내어가며 역사를 쓰가며 해온 일이었다.

사역장로..
우리교회에서는 장로가 은퇴하면 사역장로가 된다.
하지만 이제껏 사역장로가 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내가 1호였다.
사역장로의 주된 임무는
무엇을 하는가보다도 무엇을 안하는가가 더 중요하다.
무얼 열심히 하려고 하다가 사고가 나는 일이 사역장로다.
사역장로는 무엇을 안하고 못하는가를 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나보다 먼저 길을 간 선임이 없어 그 역시 내가 길을 개척하며 가야하는 일이었다.
때론 가지도 꺾고, 돌뿌리도 걷어내며.. 그렇게 길없는 곳에 길을 만들며 나아왔다.
그렇게 해온지 어언 3년.

엊그제 은퇴한 후임 장로님들이 말했다.
저희는 선배장로님이 간 길만 그대로 따라가면 되니 편합니다..

그 말에 씨익 웃었다.
웃을 수 있어 감사했다.

어쩌면 내 인생 그런 인생인가부다.
개척자니 프론티어니 그런 거창한 용어는 빌려오고 싶지 않다.
무조건 힘들었고 어려웠고 고통스러웠다는 것만 한마디 남기고 싶다.
땀 많이 흘렸다. 그것도 혼자서, 아무도 모르는 데서.

훗날 내 죽었을 때, 죽고 떠날 때 이 한마디 새겨주면 좋겠다.
황무지에 길을 낸 사람, 길을 내다가 간 사람...

          
배재수   2017-12-19 12:50:53 [삭제]
참으로 멋진 장로님이십니다
김양규   2017-12-19 15:22:09
감사합니다. 힘이 나네요. 마이 부족함니다.
청개구리   2017-12-22 14:00:57 [삭제]
그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하신 주님께 감사듥며 그
길을 용기를 가지고 걸어
가신 모습. 축복합니다.
김양규   2017-12-22 14:22:08
집사님 감사합니다.
기도 많이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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