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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버지론


글쓴이: 김양규

등록일: 2018-03-19 11:00
조회수: 184 / 추천수: 50
 
0 -2세때는 아버지가 절대신이고,
3-4세때는 아버지가 슈퍼맨이며,
8세때는 아버지가 세상에서 제일 아는게 많은 분이고
12세때는 아버지와 세대차가 남을 느끼고,
25세때가 되면, 아버지는 쪽팔리는 존재가 된다.
남의 아버지와 비교해서 뭔가 많이 부족하고 짜치는..
그래서 은근 부끄러운 아버지다.

40세때가 되면 아버지는 그리워지게 되고
50세때가 되면 아버지가 갑자기 존중스러워진다.
옛날에 그냥 흩들었던 아버지의 의견이 새삼 존중스러워진다.

60대가 되면 아버지는 갑자기 작아져 보인다.
그 컸던 아버지가 어딜 가고 이렇게 작고 왜소한 체구가 되어버리셨나.
이분이 옛날의 그 아버지란 말인가 싶다.
그리고 이제 비로소 내가 아버지의 아버지가 됨을 느낀다.

야곱이 아들 요셉의 품에 안겨 눈을 감았듯이
아버지의 눈을 감겨드려야 할 사람이 바로 나,
내가 아버지의 아버지가 됨을 새삼 느낀다.
이때 아버지는 나의 아들이 된다.
내품에 노는 아기가 된다.

70대가 되면.. 아버지는 이 땅에 없다.
더이상 아버지란 이름을 부를래야 부를 수 있는 대상이 없다.
옛날의 그 아픔과 고통,원망과 미움까지도 어느 순간 갑자기 다 사라진다.
마치...
커다란 사건의 주범으로 조사와 수배를 받고있던 인물이
갑자기 죽으면 모든 사건이 한순간에 종결되어지고 상황끝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아버지란 이름은 참 큰 이름이다.
나에게 몸을 주셨고, 정신을 주셨고, 영혼을 주신 분이다.

교회에 비유한다면
몸은 행동대원이라고 했고,
정신은 장로쯤 된다고 했고,
영혼은 담임목사라고 했다.

내 한몸에 가장 중요한 영혼의 생명을 주신 분으로도 충분히 존경하고 사모할 분이다.
정신과 몸..
연약한 부분, 부족하고 못난 부분 많이 있지만
영혼에 비하면 많은 부분 익스큐즈할 수 있다.

아버지 날 낳으시고,
어머니 날 기르시니,
부모의 그 은혜가 가이없는데
갚을 수 없음이 너무 억울하고 원통해서 하늘이 원망스럽다..
명심보감 효행편에 나오는 싯구절.

어머니가 날 낳은 것같은데
인생을 살면살수록 아버지가 날 낳으신 것임이 맞는 말같다.

선생님이 수십년 아무리 잘 가르쳐주어도
어머니 뱃속에서의 열달만 못하고,
어머니 뱃속에서 아무리 태교를 잘해도
아기를 만들 때의 아버지의 정신상태만 못하다고 했다.
그래서 아버지가 중요함을,
영적으로 잘 다듬어지고 조절된 아버지가 더욱 중요함을..
그러고보니 내가 벌써 그런 자리에 서있음을 알고 놀란다.
창밖에 부슬부슬 봄비 내리는데 병상에 누워계신 아버지가 자꾸  생각나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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